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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에세이

아이에게 책 읽히고 싶은 부모를 위한 진짜 팁

“책 좀 읽어라”는 말보다 더 중요한 것


많은 부모들이 이런 고민을 합니다.
“우리 아이는 왜 책을 안 읽을까?”
“도서관 가도 책장만 넘기고 안 집중해요”
“책 대신 스마트폰만 찾네요.”

그럴 때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죠.
“책 좀 읽어라.”
“너도 독서 습관 들여야 해.”
“그렇게 공부도 못 하고 책도 안 읽을 거야?”

하지만 이런 말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독서에 대한 거부감만 키우는 말입니다.
책은 ‘읽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는 재미있고 안전한 세계로 느껴져야 합니다.
즉, 부모가 원하는 ‘결과’보다 아이가 느끼는 ‘경험’이 먼저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의 입장에서 책을 ‘가까이 두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순히 책을 많이 사주고 도서관을 데려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환경, 태도, 언어, 리듬, 모델링, 이 5가지 요소가 함께 작용해야 합니다.

독서 환경을 세팅하라 –
책은 보이는 곳에, 손 닿는 곳에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려면 책이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야 합니다.
즉, 독서가 ‘특별한 일’이 아니라 ‘평소에도 하는 일’처럼 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건 물리적 환경 구성입니다.
책장을 책상 옆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와 생활 동선에 책을 놓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 침대 옆 협탁 위에 두세 권의 그림책
  • 식탁 한쪽에 작은 책꽂이
  • 거실 소파 옆에 최근에 산 책 놓기


이처럼 책을 ‘손이 가는 곳’에 자연스럽게 배치하면, 아이는 무의식 중에 책을 접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특히 아직 글을 잘 못 읽는 유아·초등 저학년일수록 표지가 눈에 잘 보이도록 앞면을 드러내는 진열법이 효과적입니다.

추가로, 책을 ‘책장에만 정리’해 두면 그건 장식이 됩니다.
아이에게 책은 ‘꺼내기 쉬운 장난감’처럼 존재해야 합니다.

독서 습관보다 독서 ‘리듬’을 만들어라


부모들은 흔히 “하루 30분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야 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습관이란 ‘시간의 강제’가 아니라 ‘리듬의 노출’에서 형성됩니다.

쉽게 말해, 매일 같은 시간에 책을 읽자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상황에서 책을 접하게 하는 반복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 자기 전 조명 아래 조용히 그림책 한 권 읽기
  • 주말 아침, 아빠가 먼저 책 읽으며 커피 마시기
  • 비 오는 날, 창밖을 보며 시 그림책 펼쳐보기


이런 리듬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이 상황엔 책이 함께한다’는 무의식적 연결고리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습관은 바로 이 연결에서 시작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시간의 양보다 빈도, 규칙성보다 분위기입니다.
책은 엄마가 시키니까 읽는 것이 아니라, 읽는 순간이 좋아서 기억에 남아야 다시 펼쳐집니다.

“책 읽는 모습”이 최고의 교육이다 –
모델링의 힘


심리학자 알프레드 반두라의 ‘모델링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관찰을 통해 행동을 모방하고, 그 과정에서 동기를 얻는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책 읽어라”라고 말하면서 정작 부모는 TV를 보거나 휴대폰만 보고 있다면, 그 말은 효과가 없습니다.
아이의 독서는 부모의 독서에서 비롯됩니다.

  •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세요.
  • 소리 내서 짧은 문장을 읽고 “이 문장 참 좋다”라고 자연스럽게 말해보세요.
  • 아이가 보는 앞에서 책을 사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특히 아빠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책 읽는 아빠의 모습은 남성성과 독서의 연결을 강화하며, 아이에게 ‘지적인 자아 모델’을 제공해줍니다.

독서를 재미있는 ‘놀이’로 전환하기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지금은 독서를 ‘학습’이나 ‘공부’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독서를 다시 ‘놀이’로 바꿔주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면:

  • 책 속 등장인물 이름으로 역할극 놀이하기
  • 줄거리를 가지고 다른 결말을 상상해 보기
  • 책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보기
  • “오늘은 이 책으로 퀴즈쇼 해볼까?” 게임처럼 접근하기


이렇게 독서 후 활동을 만들어 주면, 아이는 책을 단순한 읽기 행위가 아니라
자기 상상과 표현을 확장할 수 있는 매개체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 순간, 아이는 책을 ‘내가 주도할 수 있는 도구’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칭찬보다 ‘함께 공감’하는 피드백을 주세요


책을 읽은 아이에게 “잘했어”, “역시 똑똑하구나” 같은 결과 중심의 칭찬은 일시적인 동기만 줍니다.
오히려 더 효과적인 방식은 ‘공감 중심 피드백’입니다.

예를 들어,

  • “그 장면, 너도 좀 슬펐구나?”
  • “그 캐릭터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 “이 책 읽고 나서 무슨 생각 들었어?”


이렇게 아이의 감정을 끌어내고, 거기에 공감의 언어로 반응해 주면,
아이에게 책은 ‘감정을 나누는 통로’가 됩니다.
그럴 때 아이는 독서를 통해 더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어 하게 됩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 싶다면, 먼저 ‘부모가 책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합니다.
책은 강제로 펼치게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책이 펼쳐지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책을 매개로 아이와 정서적 연결을 할 수는 있습니다.

책은 곧 대화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아이 스스로 세상을 이해하고, 나를 이해하며,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시작은
“책 좀 읽어”가 아니라,
“같이 읽어볼까?”라는 말에서 시작됩니다.